thought pal: a letter
안녕 ㅋㅋ
오랜만이야...
하고 싶은 얘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많이 늦었어..
오늘은 편지야 ..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지? 노래 들으면서 읽어줘.
사실 요즘 많이 무기력한 것 같아서 조금 우울해지려고 해.. 이번 여름에 이왕 한국 못 가는 김에 배우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거든, 근데 벌써 종강한지 2주 반밖에 안됐네?? 진짜 지금 방금 계산해봄.. 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무튼…. 이제 6월이 끝나가고 7월이 코앞이니까 뭔가 9월 말도 금방 올 것 같고…. 읽어야 하고 읽고 싶은 책은 늘어나는데 몸은 안 움직여지고 매일 넷플릭스 보고 유튜브 보고 인스타 보다 보니까 무기력한 나 자신도 불쌍해지고 자존감도 떨어지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사실 이번 학기 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못했거든. 내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여러모로 생각 많은 최근 몇 주였던 것 같아!!
나는 정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절대로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어려운 책을 읽는 사람도 아니야. 주변에 정말 독서를 좋아하는 깊고 많이 하는 친구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 가끔은 그게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나한테 필요한 독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나는 내 몸이 독서를 필요하게끔 느끼게 하는 방법을 알아. 말로 하니까 되게 대단한 것 같은데 그냥 내 몸이 무료함을 느끼게 하는 거야. 그래서 책을 읽고 싶은데 자꾸 핸드폰을 못 놓겠고 책이 안 들리면 그냥 계속 그것만 해. 뒹굴뒹굴 핸드폰만 보고 영화만 보고 게임만 하다 보면 난 그것조차 질릴 때가 있거든? 그때 책을 집어 들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 딱 삘 받아서 책 한 권 끝내는 쾌감이 좋더라고. 근데 나는 사실 내가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일에 이 방법은 써먹는 거 같아. 근데 이것도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만 쓸 수 있더라고! 아무튼 누군가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사랑한다 하면 책을 꾸준히 매일 조금씩 읽을 것 같고 내가 보는 독서광들은 다 그러고 있는 것 같아서 나도 그래야할 거 같고.. 그래서 이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개인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으면 우리가 갖고있는 책에 대한 사랑에 조금이나마 더 자신감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눠봤어. 그리고 책 한권을 다 읽는 게 힘들 땐 목차를 펴서 내가 읽어보고 싶고 흥미있는 부분만 읽어도 괜찮다는 글을 봤는데 그것도 참신한 것 같아ㅋㅋ 우리에게 맞는 독서 방법을 여러 시행착오로 찾으면 그 쾌감이 또 있으니까, 화이팅
내가 독서를 규칙적으로 못하는 이유 중 내가 정말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런 것도 있는데 나는 사실 계획적이지 못한 게 꼭 성향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나는 나의 의지대로 내 몸을 움직이는 힘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사람인 것 같아. 나는 계획을 짜는 과정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야. 특히 손으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같아. 근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그것들을 실행하지 못하거나 실행되지 않아도 크게 신경을 안 쓸 때가 많은 것 같아. 이런 내 모습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보통 우리는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가 실천하고자 하는 것들을 실천할 때 자존감도 올라가고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들기도 하잖아. 그래서 나는 정말 즉흥적인 사람이고 나의 즉흥적인 모습들을 정말 많이 사랑하지만 내가 책임을 갖고 실천해야 하는 일들은 체크리스트가 짱인 거 같아.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서 좀 웃기긴 한데 이 아무것도 아닌 체크리스트를 꾸준히 쓰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근데 내가 그걸 아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데 만약에 너희들이 손으로 뭐 쓰는 거 좋아하거나.. 기록해놨던 걸 다시 돌아보는 걸 좋아한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ㅡ^
일단 사야 할게 있는데 라인 없는 소프트 커버 노트야. 노트도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A5 정도..? 그것보다 작아도 괜찮은 거 같아. 너무 두꺼워도 안 돼!! 소프트 커버는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는데 펜을 노트 중간에 꼽고 들고 다니기 편해서 그래. 그래서 나는 Moleskin 소프트커버를 일단 쓰고 있어! 끝에 고무줄도 있어서 펜 넣고 고정하기도 쉬워. 사실 나는 라인 없는 노트를 살면서 써본 적이 없었어.. 내가 글씨 쓸 때 일자로 쭉 쓰는 걸 진짜 못하거든.. 근데 이 방법을 쓰면 정말 유용하니까 너희도 라인 없는 거 싫어해도 꼭 해봐!! 일단 노트를 사면 모든 면을 세로로 반으로 줄을 그어서 쓰는 거야. ㅋㅋ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렇게 쓰면 사실 라인이 없어야 편하더라 ㅋㅋ. 아 말로 설명하니까 힘드니까 내가 보고 따라 한 영상 링크 첨부할게.
아무튼! 내가 이 방법을 2021년도 9월 26일 부터 써봤는데 거의 9개월 동안 꾸준히 쓴거잖아.. 내가 뭔가 완전 대견하고 예전에 써놨던 노트들도 다시 읽어보면 되게 뭉클하고 잊고 싶지 않았던 글도 기록할 수 있어서 엄청 좋았어. 일단 내가 이렇게 노트를 쓰는 용도(?)가 아까 얘기했던 것 처럼 to do리스트, 그리고 기록하고 싶은 글/생각, 업무 노트, 영감 노트 등등 이렇게 여러가지 용도를 섞어가면서 쓰고있어. 사실 그냥 글로 쓰는 거의 모든 것들은 이 노트에 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내가 이 전에도 시작하고 다 끝내지 못한 노트들이 정말 많은데 노트를 용도를 나누면서 쓰면 다시 또 그렇게 못 끝내게 될까봐 모든 글을 한 노트에 모으려고 노력 중이야! 종이를 반 나누면서 쓰니까 훨신 사용하기도 편하고 보기도 좋더라고. 나는 그림을 못그려서 안하지만 여기에 그림도 그리고 여러 용도로 같이 사용해보면 좋을 거 같아. 내가 미래에 이 노트 하나를 끝내게 되는 날이 온다면 진짜 거짓말 아니고 눈물 날수도 있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 살면서 노트 하나 끝내는 게 처음일거거든.. 만약에 그 날이 온다면 너희들에게도 그 기쁨을 나누도록 할게!!
아 맞다 아 체크리스트 얘기하고 싶었는데... 딴 생각하다가 저널링 얘기까지해버림..
아무튼 나는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인데 누구나 계획한 일을 실천했을 때의 즐거움이 있다는 건 공감할 수 있겠지? ㅋㅋ 그래서 나는 체크리스트를 정말 별거 아닌 거로 써놔.. 별거 아닐수록 좋아.. 그리고 길면 안 돼. 예를 들면 나는 출근하기, xx시에 출발하기, 과제 하기 (어느 과목 어느 숙제인지 일일이 다 따로).., 청소를 하고 싶다면 방 어디를 치울지 다 나눠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ㅋㅋ.. 이렇게 쓰니까 좀 과해 보이는데 어차피 나를 위한 노트고 나만 볼 노트니까 괜찮아. 이렇게 하면 모든 과목을 끝내지 못해도 그 리스트에 줄 긋는 쾌감과 성취감도 조금 더 느낄 수 있더라고! 보통 리스트보다 디테일하니까 쓰면서도 생각 정리도 잘 되고 실천하게 될 확률도 더 높아졌어. 특히 학교 일이면 언제 끝내야 하는지 기억하기도 좋고 시간이 지나서 참고할 일이 있을 때도 유용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