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17: 번역…

항상 노래부터 틀어야해…………..

나를 어느 정도 알게 된 친구들은 내가 빛에 대해 종종 조잘거리는 걸 들어봤을 거다.

하지만 빛은 내가 형용하기엔 너무나도 원초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딱히 파고들 생각을 못하던 중, The light observer이라는 독립 잡지를 만났다. 운명 같았다. 제목에 확 끌려 첫 페이지를 읽었을 때의 전율은 잊을 수 없다.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The Light Observer is a biannual magazine based in Milan. We are curious, open-minded and convinced that print magazines are a great way to discover and understand the world.

Light is the subject that we want to explore - in all its forms. Thus investigating a wide range of fields: photography, art, writing, design, architecture, science and more.

This is our first issue. Enjoy and good reading!”

내가 읽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느낌을 글로 전달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락을 읽었을 때 내가 갖고 있던 갈망을 글의 형태로 마주하는 것 같았다. 나는 빛에 대해서 이런 게 알고 싶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이 매거진 3권을 직구해서 갖고 있다. 그중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에세이를 번역해 봤다. 한국에서 이 매거진 얘기를 꺼낼 때마다 머릿속에서 바로바로 번역이 안 돼서 그냥 각 잡고 해봤다. 오랜만에 하려니까 진짜 힘들었다. 직역보단 작가가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나는 이 글을 어떻게 이해했나, 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넣어봤다. 가볍게 읽어주길 바란다.

창세기 1장 1-4절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3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4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 하나인 성경은 빛이 우리 세상의 질량과 부피를 갖는 모든 것에게 형태를 부여한다고 나타내고 있다. 빛이 없는 세상은 어둡고, 공허하며, 형태 없다. 건축은 특정한 공간을 위한 구체적인 형태의 디자인으로 여겨져 왔지만, 건축은 항상 공간 전체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었다. 포괄적이지만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겠다.

공간을 형식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간단하다. 우리가 익숙하게 부르는 물리적 특성—형태, 색채, 모양, 빛—을 묘사하는 일도 자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언어는 우리가 보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를 구분할 뿐, 그것들이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 이면에는 내재된 원리가 숨어 있으며, 우리는 그 작동 방식을 깨닫기 전까지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공간 속 빛을 바라볼 때, 우리는 세심하게 배치된 빛의 줄기나 특정한 분위기의 조명을 발견하는 대신, 훨씬 더 원초적이고 영원한 무언가를 본다. 내부에서 빛을 바라볼 때, 빛이 우리의 공간 인식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리고 빛이 공간에 부피, 거리, 비율, 방향을 어떻게 부여하는지를 보게 된다. 빛은 우리가 공간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결정하며, 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빛은 우리가 시각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지만,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볼 때야 비로소, 우리는 빛의 모든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번역은 저번 주에 이미 다 해놓음.. 다 해놓고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걍 썩힐까 하다가 이러다간 평생 안 올릴 것 같아서… 후회할 것 같아서..

아무튼.. 이런 거 나만 재밌는 거 아니지? 아니길 바라며 나는 이만 가봅니다. 다음에 또 오겠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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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 16: 안녕하시오